2017 WINTER
김준래 | 통계의창 객원기자
세계인의 축제인 ‘2018 동계올림픽 대회’가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을 넘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굴 동계올림픽에 대해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은 지난 1988년 서울에서 열렸던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자하는 우리 통계인들의 의지를 이번 기사에 담아 보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이번 대회에 과연 몇 개국이나 참가를 하느냐는 점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접수된 예비 엔트리 등록 결과 92개국이 참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에 열렸던 소치 동계올림픽의 참가국 88개국보다 4개 나라가 늘어난 것으로서, 현재 계획대로라면 최다 참가국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다 국가 참가가 예상되는 만큼 대회 참여 인원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각 국의 참여 선수와 임원, 그리고 보도진을 다 합치면 90여 개국 2만 6000여명의 인원이 평창을 방문할 것으로 조직위 측은 전망하고 있다. 참가국 숫자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해 우리나라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경제적 유발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되어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그랜드슬램 달성이란 동계올림픽을 비롯하여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세계육상선수권 등 4대 국제스포츠대회를 모두 개최한 경우를 말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거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의 관계자는 “여태까지 그랜드슬램을 이룩한 국가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뿐이었다”라고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5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국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경제적 유발 효과가 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의 종목은 7개의 설상(雪上) 경기와 5개의 빙상(氷上) 경기, 그리고 봅슬레이처럼 썰매를 타는 종목으로 이루어져 있는 3개의 슬라이딩 경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외에도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스노보드빅에어 ▲매스스타트 ▲컬링 믹스더블 ▲알파인 스키 혼성 단체전 등 총 6개 세부 종목이 추가되어 역대 대회에서 가장 많은 혼성 종목의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와 은메달 4개, 그리고 동메달 8개로 종합순위 4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역대 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 순위를 살펴보면 최소 금메달 9개 이상을 따야 안정적인 4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평창 올림픽에서 빙상 종목에서만 6~7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쇼트트랙에서 4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동계올림픽하면 쇼트트랙, 대한민국하면 쇼트트랙이 떠오를 정도로 쇼트트랙은 이미 우리나라의 명실상부 효자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3년 전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되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8개의 메달 중 5개의 메달을 쇼트 트랙에서 획득했고, 그 이전 대회인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14개의 메달 중 8개의 메달을 쇼트 트랙이 가져갔다. 또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에서는 10개의 메달 중 9개의 메달을 쇼트트랙에서 획득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쇼트트랙과 관련한 역대 결과를 살펴보면 풍성한 통계 기록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총 19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중 우리나라에 최초로 금메달을 안겨준 선수는 김기훈 선수다. 그는 쇼트트랙이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92년 동계올림픽에서 1000m에 출전하여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진선유 선수가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초로 단일대회 금메달 3개를 거머쥐며 3관왕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진선유 선수가 한 대회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면, 전이경 선수의 경우는 가장 많은 금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과 98년 나가노 올림픽에 연거푸 출전하여 총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동계올림픽의 강자로 떠오르는데 있어 쇼트트랙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속도를 겨루는 경기인 스피드 스케이팅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많은 종목이라 할 수 있다. 쇼트트랙에 비해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선수들도 충분히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종목이 바로 스피드 스케이팅이기 때문이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김윤만 선수가 1000m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을 시작 으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이강석 선수 가 5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하여 금메달에 대한 기대 를 한껏 높여 주었다.
그런 기대감은 2010년에 와서 가능성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남자 500m 단거리에서 모태범 선수가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초를 금메달을 안겨 주었고, 바로 다음날 이상화 선수가 여자 500m 단거 리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대한민국에 큰 기쁨을 선사 했다. 단거리에서만 빛을 발한 것이 아니다.
장거리에서 이승훈선수가 5000m에서 은메달, 10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장거리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상화 선수의 경우는 다음 대회인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500m 단거리의 금메달을 차지하며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연패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관련하여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새로운 종목이 도입된다는 점인데, 바로 매스스타트라는 종목이다. 30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여 남자는 35바퀴, 여자는 25바퀴를 도는 장거리 경기로서 레인구분이 엄격한 기존의 종목과 달리 자리싸움이 가능하기 때문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종목은 앞에서 소개했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의 10000m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선수가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빙상 종목의 선전으로 과거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라 여겼던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서는 강국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빙상 종목에 비해 드라이빙 종목이나 설상 종목에서는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해 종목별 불균형이 심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그런 불균형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드라이빙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경기에는 썰매 3총사로 불리는 봅슬레이와 루지, 그리고 스켈레톤이 포함되어 있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종목은 단연 스켈레톤이다. 스켈레톤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종목이다. 선수층도 얇고 시설도 없었기 때문에 세계 스포츠 수준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주인 윤성빈 선수가 등장하면서 현재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 이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올림픽에는 남, 여 종목을 통틀어 두 개의 메달이 걸려 있는데, 드라이빙 경기의 특성상 체중 규정이 까다롭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썰매와 선수 무게를 합쳐서 남자는 115kg, 여자는 92kg을 넘으면 안 되기 때문에 체중조절도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직위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종목을 시청할 관중들에게 관전 포인트를 정리하여 제공하고 있다. 기대종목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생소한 경기라 무엇을 주목해야 할지를 미리 알고 경기를 보라는 뜻이다. 조직위가 제시하고 있는 스켈레톤 종목의 포인트는 선수마다의 스타트 기록을 챙겨보라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스타트가 빠를 때 결승점에 도달할 때의 가속력이 가장 높아지기 때문에 출발선에서 출발한 선수들의 속도를 주시해 보면 기록을 대략 점칠 수 있다.
한편 빙상경기로 편성은 되어 있지만, 빙상 종목보다는 한편의 게임 같은 동계올림픽 종목도 있다. 바로 ‘얼음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 종목이다. 1996년 동계올림픽 이후 인기 종목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컬링은 박진감 넘치는 다른 빙상 종목들과는 달리 체스를 두듯이 시종일관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컬링은 각 팀에 소속된 4명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밑면이 오목하고 손잡이가 달린 둥근 돌(스톤)을 티(tee)라고 하는 목표 지점까지 밀어 보내는 경기다. 약 18.6kg의 스톤이 얼음 위를 미끄러져 가면, 빗자루를 든 두 명의 선수가 빗질을 연신 해가며 얼음 위의 얼음조각이나 눈가루 등을 제거해 가면서, 동시에 얼음을 녹인다. 얼음이 녹으면 스톤의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경기의 승패는 가능한 한 원의 중심에 가깝게 돌을 밀어 보낸 팀이 승리하게 된다. 각 선수들은 상대편의 선수와 번갈아 돌을 2개씩 미끄러뜨려 보낼 수 있다. 상대 팀의 돌보다 티에 가깝게 돌을 보내면 그 때마다 1점씩 얻게 된다. 이에 대해 대한컬링경기연맹의 관계자는 컬링의 장점에 대해 “다양한 작전 구상을 통해 두뇌 회전을 좋게 하고, 상대팀과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통찰력을 배양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책임감과 협동심이 균형을 이뤄야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팀워크가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종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