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여유한석원 | 안양실용음악학교장

취미로
음악과 악기를 즐기는 방법

삶의 일부가 된 음악

198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대중음악이 크게 성장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삶에 음악은 필수요소가 되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음악의 홍수 시대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 그런 말을 하면 주변의 훈훈하던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그만큼 음악이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다는 말이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때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도 음악이 없으면 왠지 어색하고 허전하다.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음식점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배경음악 선곡에 매우 신경을 쓴다. 선곡의 여부에 따라 매출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을 볼 때 드라마나 광고에서 나오는 다양한 음악들 역시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특히 드라마 음악의 경우는 유명가수가 타이틀곡을 부르는 경우도 많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기도 한다. 그 영향력의 일부로 사람들은 그 음악을 즐겨 듣기도 하고 때론 악기로 연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듣는 데 그치기 일쑤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이나 적당한 시기에 악기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배웠더라도 기능이 부족해서 원하는 곡을 연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악기를 배우지 않았거나 일정 수준의 연주가 불가능하다면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은 마음을 고이 접어서 마음 한 구석에 넣어 두어야 하는 것일까? 전문가가 아니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실용음악학원과 학교(안양실용음악대안학교)를 운영하면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왕년에 악기를 좀 다루었다고 자부하는 아주머니, 직장인 밴드활동을 하며 공연도 제법 다녔다는 50대 아저씨, 그리고 이와 반대로 악기를 배울 기회가 없어서 처음이라며 부끄러워하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 통기타를 작심삼일로 포기한 청년 등 다양한 연령의 어른들부터 이제 막 커다란 콩나물 음표를 하나하나 보면서 동그라미에 까만색을 칠하는 7세 어린아이들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런데 나이와 성별을 떠나 이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다. 바로 악기를 제대로 배워서 원하는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는 것이다.
요즘은 옛날과 다르게 많은 곳에서 음악을 배우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많다. 가장 쉽게는 실용음악학원을 찾아가는 것부터 지역의 문화센터나 동사무소 혹은 동호회 등을 찾아가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배움의 장소를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결정 장애가 생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기타학원, 보컬학원 등’을 검색하면 수많은 배움터들이 검색된다. 정보가 많기에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서 고르고 고르다보면 시간만 가기 일쑤다. 필자는 학원을 운영하고 상담을 하면서 수없이 고민만 하는 학생, 성인들을 많이 접해왔다. 처음 시작하는 경우라면,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각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동사무소 등과 지역의 교회나 성당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 등을 통하여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다.

잘 들어야 잘 연주할 수 있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 음악의 시작도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음악 동호회나 실용음악 학원을 찾아가서 바로 악기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면 중도에 하차하기가 쉽다. 악기를 배우러 갔는데 악기를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무엇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연주’라는 단추보다 먼저 끼워야할 단추가 하나 있다. 바로 음악을 즐겁게 듣는 것이다. 감상이 바로 악기를 배우는 첫걸음이다. 음악을 잘 감상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휴대폰이나 컴퓨터, 그리고 손가락이면 충분하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를 정해보자. 예를 들면 팝(pop), 케이팝(k-pop), 제이팝(j-pop), 락(rock), 재즈(jazz), 발라드(Ballades), 라틴(Latin), 보사노바(bosanova) 등 자기 자신의 정서와 취향에 맞는 음악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우리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해왔던 음악의 장르를 유튜브를 통해 검색한다. 그러면 그 분야 아티스트들이 최소 5~10명 이상 검색결과로 나온다. 누구나 검색된 여러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앨범, 음원, 공연관련 영상, 인터뷰 영상 등등)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줄서서 LP, 카세트테이프, CD로 구입했던 시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하다.
때론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을 검색하고, 그 음원과 영상들을 들어보는 것도 유익하다. 이러한 활동은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발견함과 동시에 내 눈과 귀, 마음속까지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이제 자기의 마음과 취향을 저격할 만한 음반과 아티스트들을 찾아보자. 찾았다면 그 음반을 들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10분이라도 나 혼자만의 감상시간을 갖는 것이다. 공간적인 여건은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조용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거리를 걸을 때 음악을 들어도 좋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햇볕이 내리쬐면 내리 쬐는 대로 음악을 느끼면 된다. 혹시 흥겨운 음악이 고막을 세차게 두드릴 때면 진동에 맞춰 어깨와 몸을 들썩여보자.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어 감성에 푹 젖어 보자. 누구나 마음속 깊이 아련한 노래가 파고들어 눈시울을 적신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막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던 아내의 지난 날의 모습을 생각하며 한번 피식 웃어본다.

음악을 즐기기 위한 팁

이쯤이면 악기를 배울 준비가 된 것이다. 물론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감상을 병행해도 나쁘지 않다.(단, 악기의 기능을 익히는 것에만 몰두하지 말 것!) 악기를 배우는 것은 각자가 선택한 곳에서 지도하는 방법에 따르면 된다. 교습소나 동호회에서도 좋은 조언을 해주겠지만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팁을 몇 가지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TIP 1. 좋아하는 뮤지션의 팬이 되어본다.
뮤지션의 삶도 알아보고, 그의 음악에 대한 특징이나 악기 종류 및 연주방법 등 다양한 관심을 가져보자. 이런 활동은 음악에 대한 이해도 깊게 만들고 나중에 노래나 악기로 음악을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TIP 2. 가장 접근하기 쉬운 악기로 시작한다.
접근하기 쉬운 악기라는 표현이 좀 애매할 수 있다. 일단, 가격이 싸서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악기, 또는 어려운 기능이 없어서 단기간에 배울 수 있는 악기 등 포기할 확률이 적은 악기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악기가 좋아서 빠져들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필자는 베이스기타를 전공했는데 다른 기타보다 줄의 개수가 적고 만만해서 시작했다. 믿거나 말거나.

TIP 3. 한 두곡 정도는 포기하지 말고 마스터하자.
악기를 오래 꾸준히 배우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한두 곡 정도는 꼭 마스터하기를 권한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서툴더라도 지인들과 차 한 잔 하며 혹은 연말 모임에서 한두 곡 정도만 연주해도 다른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며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중학교 시절 음악 프로그램에서 ‘임지훈’이라는 가수가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기타를 사고 악보를 구해 ‘사랑의 썰물’이라는 곡으로 가족들에게 처음으로 들려줬던 생각이 난다. 어쩌면 그때 관심을 가진 덕에 지금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글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필자가 좋아했던 음악 장르의 가수들에 대한 역사와 앨범들을 소개하고 싶다. 저작권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악보도 올려 음악의 세계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접근해보겠다.

(35220) 대전광역시 서구 한밭대로 713(월평동) 통계센터 통계교육원 | E-mail : stimaster@korea.kr
Copyright(c)2014 Staticstis Training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