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광장김은하 | 현풍고등학교 교사

통계교육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통계교육은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가

‘통계교육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할까?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답은 분명하다.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통계적 소양을 갖추고 있으며 통계적 사고와 추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문제를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과학적으로 수집하여 분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그러한 분석을 통해 논리적으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활동과 그에 따른 사고과정을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하버드대학 메디컬 스쿨에서 사용하는 통계학 교과서의 첫머리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한다. 「1903년 H.G. 웰스1)는 읽기, 쓰기 능력과 마찬가지로 통계적 소양 역시 장차 사회인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최근 들어 학교 현장에서는 통계와 관련된 교육활동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바뀌었다. 프로젝트 학습에 기반을 둔 통계 수업에 대한 교사 연수가 전국 단위 또는 시도 단위로 열리고 있다. 통계를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교사들이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 특히, 중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시행과 더불어 통계와 관련된 학습이 좀 더 실생활에 접근하면서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통계교육을 둘러싸고 있는 교육환경과 사회적 여건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통계와 관련된 교육활동의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한편 과거의 형식적이고 비현실적인 통계 교수·학습 방법은 현재의 사회적 상황에서 요구하는 교육 방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교수·학습 방법과 사회적 상황과의 괴리는 통계교육의 문제점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통계 교수·학습에 관한 교사연수의 활성화, 학습 자료 개발, 공학도구의 개발 등은 이러한 인식에서 시작된 것으로서 앞서 제기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이다. 본고에서는 과거에서 현재로 시선을 옮기면서 통계교육을 살피고자 한다. 이러한 선을 자연스럽게 미래로 옮겨질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통계교육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현재 활동을 살펴봄으로써 미래에 어떤 결과들이 나타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Herbert George Wells(1866-1946). 영국의 소설가 겸 문명 비평가로서 타임머신, 투명인간 등의 SF적 소설을 써서 유명해졌으며 원자폭탄과 국제연맹의 등장을 예언하였다.

과거의 통계교육 : 통계를 소재로 한 수학 문제의 해결

여기서 과거는 1980년도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 정도로 본다. 대학에서 통계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학문적인 범주가 인정되어 통계학과가 신설되기 시작한 것이 대략 1970년대 중·후반부터다. 1960년대, 1970년대의 통계교육의 학습내용과 지도방식은 2010년대 초반까지 큰 변화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학습 내용이 추가되거나 삭제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통계교육의 큰 틀이 바뀐 것은 아니다. 즉, 학교에서 실시하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의 통계 시험 문제들의 범위가 바뀐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이 시기에 해당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제 3차 교육과정(1970년대 후반)부터 2007 개정교육과정(2010년대 초반)까지다.



과거의 통계교육은 [그림 1], [그림 2], [그림 3]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림 1]은 2007 개정교육과정 시기에 중학교 1학년에서 사용한 교과서의 일부 내용이다. 도수분포표에 관한 내용인데 도수를 구하기 위해 막대( / )를 사용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의 통계 교과서2)에는 컴퓨터 사용의 언급이 별로 없지만 2007 개정 교육과정 시기의 교과서에서는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평균을 구하는 과정이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이 시기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통계 수업시간에는 막대그래프, 원그래프, 도수분포표, 히스토그램, 평균, 분산 등을 학습하고 주어진 자료를 손으로 직접 그려보거나 계산하는 활동들이 주로 이루어졌다.



고등학교 통계 수업시간에는 확률 변수, 확률분포, 추정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고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그림 2]는 2007 개역교육과정 시기에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타난 평가 문항이다. 이 시기의 통계교육은 ‘통계수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통계를 소재로 한 수학으로 볼 수 있는데, 통계적 사고, 추론, 소양에 대한 지도보다는 통계를 소재로 한 수학 문제의 해결방법과 지도에 수학교사의 역량이 집중되어 있었다.

2) 수학교과서에 있는 통계 학습 부분을 의미한다.

현재의 통계교육 : 통계교육의 인식 변화와 다양한 시도

통계교육의 현재는 201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를 가리킨다. 이 시기에는 과거와 구별되는 주목할 만한 활동들과 연구물들이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통계활용대회가 제14회 대회(2012년)부터 기존의 경시대회 형식([그림 4] 참조)에서 통계포스터 작성과 발표의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림 5]는 2012년에 처음으로 실시한 통계활용대회를 알리는 홍보포스터이고, [그림 6]은 2012년 초등부에서 입상한 통계포스터의 사례다.

이 시기에는 통계교육에 대한 학문적인 성과들도 과거에 비해 좀 더 많이 보고되었다. 통계교육에 관한 전문서적도 출판되었다. ‘통계적 사고의 의미와 교육(이경화 외, 2010)’이 출판되어 통계적 사고, 추론, 소양에 대한 해외의 연구 논문들이 소개되었다. ‘학교에서 어떤 통계를 배워야 하지?(박영희 역, 2013)’가 출판되어 수업 시간에 지도해야할 통계적 소양에 대한 외국 사례가 소개되었다. 실용통계교육을 위한 교사용 가이드북(한국과학창의재단)은 새로운 통계 교수·학습에 대한 교사용 지침서로서 2018년에 발간되어 보급되고 있다. 한편 국내의 통계교육 연구 논문들이 과거에도 있었지만, 2010년 이후로 통계교육에서 질적 연구와 혼합 연구가 증가하였고 고사 대상 연구도 증가하였다.3) 통계청 산하의 통계교육원은 과거 사업과 구별되는 새로운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의 통계교육원의 활동은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정부 기관이나 통계 조사자들에 대한 교육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학생들의 통계적 소양을 신장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교육활동들을 계획하고 실행하였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부터 성인들까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통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통그라미’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2014년부터 개발되었으며 통그라미 사이트(http://tong.kostat.go.kr)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그림 7] 참조).

통그라미는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에 적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통계 프로그램에는 없는 자료수집 기능이 내재되어 있고 분석결과를 문서로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또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통계 교육과정과 연결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학교 수업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통계교육원에서는 2015년부터 통계교육재능기부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대학생 통계교육재능기부단으로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다. 전국의 통계학 관련 대학생들로 구성된 재능기부단은 통계포스터 만들기, 통그라미 활용 등과 같은 통계적 활동을 필요로 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통계교육원에서는 교사들의 통계적 역량을 신장시키고 통계학습자료의 개발을 위해 통계교사연구회를 시도별로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교 단위의 통계교육 활성화와 적용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통계교육 연구학교 및 통계교육 선도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통계교육 방식을 지양하고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에 기반을 둔 통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다양한 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으며, 통계교육 포털 사이트인 ‘통계교육세상(http://sti.kostat.go.kr/edu)’을 운영하여 다양하고 유익한 통계학습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통계청과 협업하여 2016년부터 전국 단위의 통계 교사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자체의 통계 교사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자체의 통계 교사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통계 연수 과정은 과거의 통계 교수법을 지양하고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에 기반을 둔 통계적 소양을 함양하는 교수법에 대한 학습과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통계적 사고와 추론의 신장을 목표로 하는 교수법, 통그라미의 활용 방법, 통계포스터 제작 방법 등을 배운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통계 교수법의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3) 우리나라 통계교육 연구의 동향 분석(탁병주, 이경화, 2017)

미래의 통계교육 : 통계교육의 확립과 융합 학습 실시

통계교육의 미래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들을 통해 추측할 수 있다. 어쩌면 앞으로 10년 후에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통계교육의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먼저 학생 개인의 모습을 살펴보자. 학생들은 대부분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며 각 과정에 대한 통계적 소양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즉, 문제 설정 단계에서는 자신의 주변에서 생긴 문제를 통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통그라미를 사용해서 적절한 설문지를 만들 수 있다. 임의추출과 같은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통그라미에서 자료를 수집할 수도 있고 국가통계포털(KOSIS)이나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수집된 자료를 통그라미를 사용해서 적합한 표와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다. 마지막에는 분석된 자료를 통해 유의미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학생들은 새로운 통계 교과서를 통해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을 학습하고 직접 체험할 것이다. 통계 교과서는 [그림 8]과 같이 ‘실용통계(가칭)’라는 제목으로 현재 개발 중에 있는데 2년 후에는 어느 정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통계 교과서에는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을 바탕으로 각 과정마다 학습해야할 통계적 소양을 제시할 것이다. 학생들은 통계적 소양의 학습을 통해 통계적 사고와 통계적 추론의 사고과정을 체득하게 된다.



다음으로 새로운 통계교육에 대한 시스템이 [그림 9]와 같이 완성될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통계교육의 체계가 확립된다. 붉은 색의 고리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학습하는 통계 내용의 연결을 의미한다. 초등학교에서 학습한 통계에 대한 기초 지식과 통계적 문제해결 과정은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좀 더 학문적인 틀을 갖추면서 전문화될 것이다. 한편 각 학교급에서는 통계적 소양을 수학이 아닌 다른 교과에 접목시켜 통계적 사고와 추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즉, 수학(정확히 말하면 통계)과 다른 교과와의 융합된 학습 모델이 만들어 진다.

지금까지 통계교육의 과거 모습을 짚어보고, 현재 상황을 점검하며 미래에 그려지는 학생들의 통계 학습 모습과 통계교육 체계를 예측해보았다. 통계교육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본고에서 제시한 내용과 다소 차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간상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은 통계교육을 조망하고 큰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그림을 통해 학생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정보의 생산과 처리가 중요하게 인식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필요한 통계적 소양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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